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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불편한 감상문

(스포주의) 블랙미러 시즌2 4화 '화이트 크리스마스' - 가장 잔혹한 형벌

Black Mirror Special: White Christmas 1(2014) ❘ Image via IMDb ❘ © Netflix
Black Mirror Special: White Christmas 2(2014) ❘ Image via IMDb ❘ © Netflix

 

 

 

🎬 에피소드 요약: “White Christmas” (화이트 크리스마스)

  • 눈 내리는 외딴 오두막에서 두 남자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대화를 나누며, A는 과거에 AI 회사에서 일하며 인간의 의식을 복제해 ‘쿠키’라는 장치에 넣고, 그 복제본을 가정용 인공지능 집사로 부려먹는 일을 했다고 털어놓는다. 이 과정에서 그는 복제본에게 시간을 왜곡시켜 수천 년의 고독과 공포를 체험하게 하며 굴복시켰다.
  • 또한 A는 불법 연애 코치 활동과 살인 은폐까지 고백한다. 다른 남자 B는 전처를 죽음으로 몰아간 과거를 고백한다.
  • 사실 이 오두막은 범죄자 B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가상 시뮬레이션이었고, 자백을 받아낸 뒤 현실 세계에서 A는 “블록(Blocking)” 제재를 받는다.
  • B의 디지털 의식은 1,000년은 1분처럼 흐르는 시간 왜곡 속에 갇혀, 영원에 가까운 고통을 반복적으로 겪게 된다.
  • 그럼 인간 본체는 종신형으로 감옥에 갇혀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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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쿠키(Cookie) 복제 기술은 단순한 인공지능일까, 아니면 또 다른 인간일까?

  에피소드 속 쿠키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간의 뇌와 기억, 감정을 그대로 복제한 의식이다.

  그렇다면 고통을 느끼는 복제본을 부려먹는 건 단순한 기술 활용이 아니라, 또 다른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럼 이 디지털 복제본은 인간일까?

 

 

 

Q. 블록(Blocking) 제재는 감옥형보다 더 무서운 형벌일까?

"블록"은 관리 대상에 올라짐을 의미한다.

A의 눈에는 모든사람이 하얗게 블럭처리 되어 형태만 보이고, A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는 A가 빨갛게 블럭처리되어 보인다. 

현실에서 물리적 자유는 보장되지만, 사회적 낙인이 찍혀버려 사실 상 인간관계 단절을 예상하게 한다. 

이는 감옥보다 더 끔찍한 형벌일지도 모른다. 

 

 

 

Q.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만든 가상 시뮬레이션, 정당한 수사일까?

 

  범죄자의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어 자백을 유도하는 건,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기술이다.

  하지만 그 복제본이 실제 고통을 느낀다면, “진짜 사람”을 고문해서 자백을 받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고통을 주는 게 허용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범죄일까?

 

 

 

 

🎤 

엔딩이 충격적이고 슬퍼서 여운이 길게 남았던 에피소드였다.
왜 여자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미워서였을까, 아니면 자신의 죄가 드러나는 게 두려웠던 걸까.
이해해 보려 했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었다.

 

 

‘블록(Blocking)’ 형벌은 잔혹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에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음주운전자에겐 빨간색 번호판, 성범죄자에겐 눈에 띄는 표식을.
“똥은 똥이라 보여줘야 피한다.”
이런 데에 세금이 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쿠키(Cookie) 기술은 누구나 꿈꾸던 ‘나의 복제본’일지도 모른다.
나 대신 일해주는 나,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쿠키 속의 ‘나’는 영원히 불행할 것이다.


결국 내가 어느 쪽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은 갈린다.
그래도 아마 나는 쿠키를 원할 것이다.
기브 미어 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