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금 불편한 감상문

(스포주의) 블랙미러 시즌1 3화 '당신의 모든 순간' - 잊혀질 권리가 사라진 사회

Black Mirror S1E3: The Entire History of You (2011) ❘ Image via IMDb ❘ © Netflix

 

 

🎬 에피소드 요약: “The Entire History of You” (더인타이어 히스토리 오브 유)

  • 어느 날, 모든 기억을 녹화하고 재생할 수 있는 칩 ‘그레인’을 가진 남자 남주는 아내의 행동에서 수상함을 느낀다.
    그는 과거 장면을 반복 재생하며 의심을 키워가고, 끝내 아내의 불륜을 확인한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

.

.

 

Q. 왜 '그레인' 일까?

이야기의 핵심은 사람의 기억을 100% 정확히 저장하고 재생할 수 있는 기술, 그레인(Grain)이다.

그레인(Grain)은 알갱이, 미세한 입자라는 뜻이다. 귀 뒤에 심는 작은 칩이다. 눈과 귀로 본 모든 순간이 그대로 저장된다.
기억이 완벽해지면 삶이 더 나아질까? 에피소드는 아니라고 말한다.

 

Q. 왜 의심을 멈추지 못했을까?

 남주의 시작은 단순한 불안이었다. 술자리에서 아내와 옛 연인이 주고받은 짧은 대화.
 그 순간을 반복 재생하며, 그는 스스로 불신의 구덩이를 판다. 문제는 이 기술이 ‘기억을 완벽히 재현’한다는 점이다.
 추측이 아닌 사실이기에, 한 번 틈이 생기면 관계는 되돌릴 수 없다. 과거의 모든 장면이 무기화되어 현재를 공격한다. 

 

Q. 기술이 만든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공항에서, 면접장에서, 심지어 사적인 모임에서도 ‘기억 재생’은 보편적인 절차가 된다.

개인 정보는 더 이상 보호받지 못하고, 사람들은 계속 기록된다. 잊혀질 권리는 없다. 기술을 거부하면 사회에서 배제된다.

기술이 ‘있음’과 ‘없음’으로 사람을 나누는 순간, 그 사회는 이미 균열이 시작된 것이다. 편리함은 불평등과 감시를 동시에 키운다. 

 

Q. 결말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진실을 밝혀낸 남주는 결국 그레인을 제거한다.
모든 기억을 다시 볼 수 있는 ‘능력’이, 그의 삶을 망쳤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기술은 더 이상 ‘진보’가 아니었다. 그저 인간을 고립시키고 불행하게 만든 굴레였다.

 

🎤 

기억이 완벽히 기록되는 세상, 처음엔 유혹적이지만 곧 두려움으로 변한다.
사람은 왜 잊도록 설계됐는지, 이 에피소드는 날카롭게 보여준다.

우리가 쓰는 기술은 결국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고 있을까?
아니면,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을까?

 

 

난 기억력을 좋게 해주는  뇌이식 칩이 나오면 무조건 사용하려고 했다. (뉴럴링크 같은거)

근데 마음이 바꼈다. 그냥 살련다.

 

좋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