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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불편한 감상문

(스포주의) 블랙미러 시즌7 5화 '율로지' -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

Black Mirror S7E5: Eulogy 1(2025) ❘ Image via IMDb ❘ © Netflix
Black Mirror S7E5: Eulogy 2(2025) ❘ Image via IMDb ❘ © Netflix
Black Mirror S7E5: Eulogy 3(2025) ❘ Image via IMDb ❘ © Netflix
Black Mirror S7E5: Eulogy 4(2025) ❘ Image via IMDb ❘ © Netflix
Black Mirror S7E5: Eulogy 5(2025) ❘ Image via IMDb ❘ © Netflix

 

 

 

🎬 에피소드 요약: “Eulogy” (율로지)

  • 늙어 홀로 사는 남자에게 ‘Eulogy’에서 부고장이 도착한다.
  • 여자가 죽었다는 소식과 함께, 추모를 위해 기억을 떠올려 달라는 어시스트 AI. 하지만 남자는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 사진 속 그녀는 모두 뒷모습이거나, 얼굴이 지워져 있었다. 기술을 이용해 사진 속 세계로 들어가도, 얼굴은 흐릿했다.
  • 레스토랑 안내지를 보며 프로포즈하던 날을 떠올린 남자. 그녀가 이유 없이 떠났다고 믿었지만, 가상 속에서 편지를 남겼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현실에서 발견한 그 편지에는, 과거의 진실이 적혀 있었다.
  • 남자는 이제야 모든 오해와 진실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세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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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Eulogy' 제목의 의미가 뭘까?

Eulogy는 영어로 추도문, 장례식에서 하는 고인의 삶을 기리는 연설을 뜻한다.

여기서의 제목은 여자의 장례식의 의미도 있지만,

남자가 뒤늦게나마 ‘진실을 마주하고 고인을 기리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 같다.

 

Q. 왜 여자의 사진 얼굴이 다 훼손돼 있었나?

여자가 떠난 뒤, 남자는 배신감과 분노를 느꼈다.
그 감정을 이겨내지 못해 사진 속 그녀의 흔적을 지우는 게 유일한 방어였던 거다. 

사진 속 얼굴을 전부 잘라내거나 낙서로 지운 건, 미움과 그리움이 뒤섞인 결과였다.

눈에서 보이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듯 그렇게 기억에서도 지워져갔다.

 

Q. 여자는 왜 프로포즈를 거절했나?

여자가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사이에 남자가 원나잇을 했고, 그걸 여자가 알게 됐다.
홧김에 여자도 원나잇을 했는데 아이가 생겼고, 그 때문에 남자를 사랑했지만 프로포즈는 받을 수가 없었다.

 

Q. 편지가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여자는 떠난 게 아니라, 그 자리에 남아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가 ‘떠났다’고 믿었던 건 오해였고, 진실은 '창고' 속에 묻혀 있었다. 

가상현실 속에서 편지를 주우려고 애썼지만 잡히지 않았던 건,
이미 지나가 버린 진실과 시간을 붙잡으려는 헛된 몸부림을 보여줬다.

 

Q. 감독이 던진 메시지는 무엇일까?

기억은 진실을 담기도 하지만, 감정에 따라 얼마든지 왜곡된다.
그리고 진실은 너무 늦게 알면, 되돌릴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 

이 에피소드는 결말이 예측 가능했지만, 감정의 깊이가 중요했다.
주인공은 사랑하지만 미워하고, 그리워하면서도 지워버리고 싶은 감정을 완벽히 연기했다.

 

가상현실 속에서 편지를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장면은,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과 관계를 붙잡을 수 없는 현실 그 자체였다.
하지만 창고에서 편지를 읽고, 옛연인이 남긴 첼로 음악을 들으며 다시 사진 속으로 들어갔을 때,
그제야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아마도 주인공의 무의식이 오해와 상처 때문에 얼굴을 ‘보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그 빗장이 풀리니 비로소 진실이 보였던 것이 아닐까.

 

우리는 늘 자기 편한 대로 기억하며 살아간다.
그게 꼭 나쁘다고 할 순 없다. 상처 주는 기억은 빨리 지우는 게 좋다.
하지만 우리가 남에게 준 상처는,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결국 기억과 감정은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