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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불편한 감상문

(스포주의) 조조 래빗(Jojo Rabbit) - 가볍게 볼 수 있는,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조조 래빗 (Jojo Rabbit) 1, 2019 ❘ Image via IMDb ❘ © Searchlight Pictures

 

 

 

🎬 작품 요약: 조조 래빗(Jojo Rabbit)

  • 방영: 2019년
  • 형식: 블랙 코미디·전쟁 드라마
  •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
  •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에 사는 나치 청소년단 10살 소년 조조는 훈련 중 수류탄 사고로 집에 돌아간다.
    그는 상상 속 친구 히틀러와 어머니와 함께 산다. 그러다 다락방에 숨어 있는 유대인 소녀 엘사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괴물’을 신고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엘사와 대화를 나누며 유대인이 괴물이 아니라는 진실을 깨닫는다.
    이 과정에서 엄마가 죽는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조조는 전쟁의 잔혹함과 증오가 얼마나 허망한지 깨닫는다.
    독일은 패망하고, 햇살은 찬란하다. 집에서 나온 조조와 엘사는 춤을 추며 영화는 끝이 난다. 
  • 시청 가능 OTT(한국 기준): 디즈니플러스 '조조래빗'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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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목은 왜 '조조 래빗(Jojo Rabbit)'일까?

 

  • 별명
    나치 소년단 훈련 캠프에서 조조는 겁이 많아 토끼를 죽이지 못한다.
    이에 다른 아이들은 그를 조롱하며 '조조 래빗(Jojo Rabbit)'이라 부른다.
  • 엘사
    조조가 그린 그림 속 토끼는 새장에 갇힌 모습으로, 이는 다락방에 숨어 있던 엘사를 상징한다.
    조조는 열쇠를 쥐고 토끼(엘사)를 가둬둘지, 풀어줄지 선택해야 했다.
  • 성장
    결국 그는 겁쟁이가 아닌, 용기를 배워 엘사를 지켜내고 증오 대신 해방을 선택한다.
    ‘조조 래빗’은 그 성장의 여정을 담은 이름이다.

조조 래빗 (Jojo Rabbit) 2, 2019 ❘ Image via IMDb ❘ © Searchlight Pictures

 

 

Q. 엄마의 죽음은 조조에게 어떤 의미일까?

  • 전쟁의 잔혹함을 드러내는 장치
    조조가 더 이상 히틀러를 동경할 수 없게 만든 현실적 충격.

    양심과 용기의 증거
    엄마는 전쟁 속에서도 인간으로서 옳은 선택을 했다.
    그녀의 죽음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조조에게 남겼다.

    깨달음의 계기
    조조는 엄마의 죽음을 통해 엘사를 끝내 보호하는 길을 택한다.
    이는 엄마의 신념이 아들에게 이어진 순간으로 볼 수 있다.

조조 래빗 (Jojo Rabbit) 3, 2019 ❘ Image via IMDb ❘ © Searchlight Pictures

 

 

엄마의 신발을 꼭 껴안는 조조.

엄마의 몸에는 “Befreit Deutschland – Bekämpft die Nazis(독일을 해방하라 – 나치와 싸워라)” 라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전쟁은 그렇게 아이에게 하나남은 안식처를 빼앗아 갔다.

 

Q. 조조는 왜 엘사에게 독일이 이겼다고 거짓말을 했을까?

조조의 거짓말은 단순히 엘사를 지키기 위한 행동만이 아니라,
자신이 믿어왔던 세계의 붕괴를 견디려는 몸부림이기도 했다.

  • 엘사를 보호하기 위해
    전쟁이 끝난 거리는 혼란스러웠다.
    조조는 엘사가 패전 소식에 기뻐하며 뛰쳐나갔다가 위험에 빠질까 걱정했다.
    그래서 ‘탈출 계획’을 세웠다고 거짓말하며 엘사를 밖으로 유도한다.
    이 모습은 그가 엘사를 지켜주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을 보여준다.
  • 자신의 세계를 인정하기 어려워서
    조조는 오랫동안 나치에 세뇌되어 독일의 승리를 믿어왔다.
    하지만 독일의 패전은 곧 그가 붙잡고 있던 모든 신념이 무너졌다는 뜻이었다.
    그는 이 잔혹한 현실을 엘사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조차 솔직히 말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결국 이 장면은, 아직 불완전한 아이 조조가 두려움과 책임 사이에서 내놓은 서툰 선택이자,
그가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다.

조조 래빗 (Jojo Rabbit) 4, 2019 ❘ Image via IMDb ❘ © Searchlight Pictures

Q. 영화는 전쟁과 증오를 어떻게 그려냈을까?

영화 속 전쟁은 웅장한 전투나 이념의 충돌로 그려지지 않는다.
대신 조조의 시선에서 본 일상 속의 파괴로 나타난다.

그에게 전쟁의 잔혹함은 엄마의 죽음굶주림패전 후 무너진 거리 같은 개인적인 상실로 다가온다.


증오는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지만,
엘사를 괴물로 가르치던 선전과 어른들의 말 속에 은근히 스며 있다.

 

결국 영화는 전쟁이란 누군가의 ‘적개심’이 아니라,
아이에게서 부모와 일상을 앗아가는 허망한 폭력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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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보기 좋다고 추천받았던 영화.
하지만 나치가 등장하는데 가볍게 볼 수 있을까 싶었고, 역시나 쉽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독일 소년 조조와 그의 상상 속 친구 히틀러.
히틀러는 우스꽝스럽게 표현되지만, 어린아이조차 상상으로 히틀러를 따르고 열광할 만큼,

나치의 세뇌는 철저했고, 당시 사회는 광기에 물들어 있었다.

 

특히 외눈박이 장교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군인으로서 체제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마지막 순간에도 인간성을 잃지는 않았다.
그는 엘사를 눈감아 주었고, 조조를 구했다.


절망 속에서 이런 선택이야말로 희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릴케는 말한다.

"Lass dir Alles geschehn: Schönheit und Schrecken. Man muss nur gehn: Kein Gefühl ist das fernste."

 

  • "Let everything happen to you. Beauty and terror. Just keep going. No feeling is final."
  • 네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겪어라. 아름다움도 두려움도. 계속 나아가라. 어떤 감정도 영원하지 않다.

 

 

릴케의 시는 다소 잔인하게 들릴 수 있다.

마치 전쟁조차 삶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처럼.


하지만 영화 속 조조와 엘사의 춤은,

그 참혹함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는 희망의 몸짓으로 보였다.